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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옥석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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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玉石混淆: 구슬 옥, : 돌 석, : 섞을 혼, : 뒤섞일 효

 

이 말을 문자대로 직역하면, ‘옥과 돌이 섞여 있다라는 말이니, 좋은 것과 나쁜 것, 훌륭한 것과 보잘 것 없는 것, 사람으로 말하면 현명한 사람과 우둔한 사람, 또는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무질서하게 함께 섞여 있는 것을 한탄조로 비유한 말인 것이다.

 

사마예(司馬睿)에 의해 강남(江南)에 세워졌던 317년에서 420년까지의 동진(東晉) 시대에 도가(道家) 계열의 사상가였던 갈홍(葛洪)이란 사람이 있었고, 그는포박자(抱朴子)는 책을 저술하여 도교(道敎)가 하나의 사상으로 자리 잡는데 크게 공헌하였다.

 

갈홍(葛洪)은 이 포박자(抱朴子)라는 책의 외편(外篇) 상박편(尙博篇)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시경(詩經)이나서경(書經)이 도의(道義)의 대양(大洋)이라고 한다면, 제자백가(諸子百家)의 글들은 대양(大洋)을 보충해주는 냇물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방법이야 다르다고 할지라도 덕을 닦는 데야 어찌 다름이 있을 수 있겠는가. 옛사람들은 재능을 얻기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한탄을 했지만, 곤륜산(崑崙山)이 아니라고 해서 야광주를 버린다거나 세상에 알려진 성인(聖人)의 글이 아니라고 해서 몸과 마음의 수양에 도움이 되는 말들을 함부로 버리지는 않았다. ()나라와 위()나라 이후로도 마음에 새겨 두고두고 수양에 도움이 될 가언(嘉言)이 많이 나와 있건만, 천박하고 무지한 세상 사람들은 자구적(字句的)인 해석에만 빠져서 귀하고 좋은 말(嘉言)의 오묘한 이치는 가볍게 여기며 도외시한다.

 

게다가 소도(小道)이므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거나 너무 넓고 깊어서 머리를 혼란시킨다고도 말한다. 티끌이 쌓여 태산이 되고 여러 색깔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를 이룬다는 것도 모른다. 사람들이 천박한 시부(詩賦)를 사랑하고, 뜻이 깊은 제자백가의 글을 가볍게 여기며, 마음과 몸을 유익하게 해주는 지극한 말 즉 금언(金言)들을 하찮거나 어리석은 것으로 생각하면서 공허하고 화려한 말들을 즐겨한다. 세태가 이러함에 따라 참과 거짓이 뒤바뀌고, 옥과 돌이 뒤섞였으며, 아악(雅樂)이 속악(俗樂) 취급을 받고, 광악(廣樂)을 상동(桑同)과 한가지로 알며, 용의 무늬를 풀로 짠 옷을 즉 아름다운 옷이 누더기 옷과 한가지로 보는 것이니, 이 얼마나 개탄할 노릇인가.

 

지금은 온라인과 컴퓨터라는 문명의 이기로 갈수록 책과 거리를 두게 됨에 따라 이 시대는 글도 잘 접하지 않지만, 그나마 읽는 글들도 수요자들의 성향에 맞추어 인스턴트 화되고 있어 글과 책의 깊이가 점점 더 얕아지고 있다. 깊이가 없는 천박한 글들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 세태 역시 안타깝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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