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들러는 왜 “And I just want a million dollars!”라는 말을 한 걸까?
위 대사는 미드 ‘friends'에서 챈들러가 한 말이다. 이 대사는 직역하자면 “나는 백만 달러를 원해!’라는 말인데, 내 주변사람들의 경우를 보더라도 챈들러가 갑자기, 뜬금없이 상황에 맞지 않게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의아해 한다.
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과 그 참 뉘앙스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의아해 하고 남들은 웃는데 왜 웃는지조차도 모르고 이 장면을 그냥 심심하게 넘어가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해서, 그런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좀 드리고자 한다.
로스의 아내가 레즈비언으로서 서로 사랑하는 다른 여자와 살기위해 로스의 곁을 떠났고, 이에 심히 상심한 로스가 친구들이 자주 모이는 한 카페에 들어서면서 기운이 없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이에 죠이가 “쟤(로스)는 왜 저러냐?”는 식의 의미로 “This guy says hello, I wanna kill myself.(쟤가 인사하면 확 죽어버리고 싶더라)”라고 말하자, 로스의 동생인 모니카가 로스의 와이프가 어제 짐을 싸서 집을 나갔다며 로스가 기운 없어 하는 거라는 상황과 이유를 친구들에게 설명한다.
모니카가 로스에게 괜찮으냐고 묻자 로스가 자신의 괴로운 현재의 심경을 토로하는데, 이에 죠이가 로스를 위로하고 힘을 돋구어주려는 생각으로 다시 홀로된 자유로운 싱글로서 그냥 즐기면서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나가라는 의미로 농담을 한다. 이에 로스는,
“See, but I don't want to be single, okay?(난 싱글이 싫어, 알겠니?)
I just... I just- I just wanna be married again! (난 단지... 난 그냥 다시 결혼하고 싶다구!)”라며 다시 결혼 상태이고 싶은 심정을 밝힌다.
그런데 이때 로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마법과도 같이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정말 아름답고 예쁜 신부(레이첼, 결국 나중에는 로스와 결혼하게 되는 신부가 된다) 카페로 홀연히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바로 이 장면에서 챈들러가 챈들러다운 재치로 재미있는 농담을 한 말이 바로 오늘의 위 대사인 것이다.
로스가 다시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하자마자 홀연히 예쁜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로 카페에 나타나자 챈들러는 지금 나타난 신부가 로스의 아내가 될 신부로서 등장한 것이라는 순간적인 기발한 발상 전환을 발휘하여 무슨 말을 하면 바로 이루어진다는 식의 재미있는 상황으로 만들어가지고 카페에 들어서는 신부를 바라보면서 자신은 백만장자가 되고 싶다는 의미로 “나는 백만 달러를 원해!”라고 농담을 한 것이고 이에 방청객들이 웃는 장면인 것이다. 챈들러다운 재치가 돋보이는 농담이다.
이러한 이해가 없으면 챈들러가 갑자기 생뚱맞게 저런 대사는 왜하는지, 왜 방청객들은 웃는지를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다.
자 이제 다시 그 장면을 보시라, 그러면 그대도 웃음이 입가에 번질 것이다.
이 말은 직역하면, “(로스는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니까 지금 신부가 나타났어!) 그러면 나는 그저... 나는 그냥 백만 달러를 원해!”이다.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의역하자면, “난 그저.. 난 지금 돈이나 왕창 생겼으면 좋겠다!” 정도가 적절한 번역이 아니겠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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