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불유초 선극유종 (靡 없을 미, 不 아닐 불, 有 있을 유, 初 처음 초, 鮮 선명할 선, 克 능히 극, 有 있을 유, 終마칠 종)
이를 문자대로 직역하자면, 靡不有初(미불유초)’는 ‘처음이 있지 않는 것은 없다’는 뜻이고 ‘鮮克有終(선극유종)’은 ‘능히 끝이 있는 것이 적다’는 뜻이니, 사람이 어떤 일을 처음에 시작할 때는 성공을 결심하며 열심히 노력하지만 처음의 마음과 그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계속 정진하는 이는 적다는 의미이다. 즉 요샛말로 作心三日과 맥을 같이 하는 말이겠다.
이 말의 유래를 살펴보자.
晉(진)나라 때 王인 靈公(영공)을 올바로 諫(간)하던 사계(士季)가 했던 말로서 시경(詩經)에서 인용한 말이다.
정사(政事)와 관련하여, 사려가 깊지 못하고 신중하지 못한 王 영공의 무모한 계획을 보고 이를 간하기 위하여 궁궐 안의 임금이 거처하는 내전으로 들어갔다. 임금이 거처하는 곳에 사람이 들어갔으니 임금이고 주변 내시들이고 못 볼 리가 없는데도 영공은 사계를 못 본척하며 그냥 지나치는 것이었다. 그러자 사계는 자기 앞을 지나가는 영공의 앞으로 다가가서 그 앞에 넙죽히 엎드렸다. 그런데도 영공은 역시 못 본 체하며 엎드려 잇는 사계를 피해 가던 길을 가고 있었다.
그러자 사계는 또다시 영공의 앞으로 가서 엎드리자 영공은 그제야 겨우 알아차린 체하며 사계를 내려다보았다. 사계가 무엇 때문에 자신 앞에 나타났는지를 아는 영공은 사계가 말을 꺼내기 무섭게 “알았소이다. 내가 잘못했소. 앞으로 그러지 않으리다.하며 사계의 입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사계는 가만있지 않고 영공에게 미리 생각해 왔던 말로 이렇게 간곡히 호소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누구인들 허물이 없겠사옵나이까. 그러나 잘못하였더라도 능히 고친다면 그보다 더 훌륭한 일은 없사옵나이다. ≪詩經(시경)≫에도 말하기를 ‘처음을 갖지 않은 사람은 없으나 능히 끝을 얻는 사람이 적다’고 했사옵니다. 이 말만 보더라도 잘못을 바로잡는 사람이 드물 것 같사옵니다. 만일 전하께서 능히 끝을 맺으신다면 이는 이 나라의 복이옵나이다.”
사계가 인용한 이 말은 ≪詩經(시경)≫ 大雅(대아) 蕩篇(탕편)에 나오는 말로, ‘有終之美(유종지미)’를 일컬은 것이다. ‘有終之美(유종지미)’라는 말은 도중에 그만두는 일이 없이 끝까지 견디어 나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가리켜서 하는 말이다.
무엇이든지 처음에는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마음과 의지로 시작하지만 作心三日로 끝나는 일이 인생 전반에 걸쳐 반복되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 다반사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일을 끝까지 완수하기가 어렵고 성공하기가 쉽지가 않는 것이다. 하다보면 성과가 금방 가시화되는 것도 아니고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 같은 가치와 득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면서 작심삼일의 늪에 빠지고 결국 중단하게 되는 것이다.
근자에 주식에 대해 관심이 생겨 주식에 능통하여보리라는 결심으로 주식 책을 3권을 구입하여 탐독해 나갔다. 그러나 읽어갈수록 처음 접하는 용어도 많고 실전경험이 없어서인지 이해가 어려운 내용들도 많다보니, 처음에 가졌던 와성한 의욕이 점점 약화되어 권당 10번은 읽겠다던 의지도 점점 약화되면서 겨우 한 번 읽고는 나도 모르게 책을 손에서 놓아버린 지가 보름이 넘어서고 있다. 이러한 단계가 바로 1등과 그 외로 가르는 세상의 메커니즘이고 이치인데, 이 단계에서 그만 무릎을 꿇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모두가 1등을 할 수는 없는 것이 세상 이치이니, 세상은 이러한 지루하고 따분하고 어려운 고비를 주어 1등과 그 외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심삼일의 단계만 잘 극복해서 정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나도 다시 책을 잡고 끝까지 ‘有終之美’를 이루어 가야겠다.
'고사성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백편의자현 [讀書百遍義自見] (0) | 2023.04.26 |
---|---|
사면초가 (四面楚歌) (0) | 2023.04.22 |
동병상련 (2) | 2023.04.10 |
관인대도 (0) | 2023.03.20 |
구시화지문 (0) | 2023.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