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반짝반짝 빛나게!
내 차는 2008년도 신차로 샀었다. 그러니까 햇수로 15년 차인 왕 중고차다.
그런데 내 차를 본 사람들이 말이 반전이다. 공통된 말은 크게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차가 무슨 카쇼에 나온 차 같네요!”
두 번째, “차를 어떻게 관리하시기에 이토록 광빨이 살아있어요?”
세 번째, “이 차가 단종된 걸로 아는데, 다시 나오나요?”
아마 여러분은 거짓말 또는 뻥튀기는 구라 정도로 웃어넘길 것이다. 왜냐하면 15년 된 차로서는 들어볼 수 없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치 거짓이 없는 사실이다.
그들이 하는 말의 의미는 차의 도장 면이 새 차처럼 깨끗하면서도 유별나게 빛이 살아있다는 뜻인데, 차의 도장 면이 무슨 금속 재질도 아니고, 15년 동안 옥외 주차장에서 24시간 햇빛을 쏘이고 눈비를 맞으며 새의 분비물 등을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에 노출되어 시달렸는데 어떻게 새 차의 도장 면처럼 유지될 수 있는 것인가. 나 자신도 참 신기하게 느낄 따름이다. 차의 도장 면이 일종의 페인트(물론 일반 페인트와는 다르겠지만)인데, 15년 동안이나 24시간 밖에서 풍상을 다 겪었음에도 변색도 안 되고 탈색 현상도 없이 새 차처럼 유지된다는 자체가 신기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관리를 해왔는가.
1. 성격적으로 소위 깔끔(?)을 떨어야 한다.
천성적으로 정리 정돈하는 성격이면 더 유리하다. 나는 천성적으로 정리 정돈하는 것을 좋아하고 깨끗한 상태를 즐기며 청소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 당연히 차량을 청소하고 닦고 하는 것을 남들보다 자주 하는 편이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1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세차를 한다.
2. 묵은 때가 흡착되지 않도록 한다.
비단 차뿐만 아니라 어디에건 때가 묻어 묵어지면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마치 치석과 같이 말이다. 음식물을 섭취할 때 눈에도 보이지 않고 입 안에서도 이물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극미량의 음식물 일부가 침에 섞여서 이에 엉겨 붙어 굳어지는 것인데 매번 양치로 이것들을 닦아내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것들이 이에 흡착이 되어 치석으로 성장하는 것이고 그렇게 생긴 치석들은 양치로는 제거할 수가 없게 되어 치과에서 scaling을 해야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차량 도장 면의 청결 유지도 마찬가지이다. 조금씩 조금씩 묻은 먼지와 비로 인한 물때와 배기가스에서 발생한 오염 물질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게 조금씩 조금씩 안착이 되어 묵어지면 단순히 세차만으로는 제거가 안 되어 차가 본래의 광을 점점 잃어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차가 옥외 주차장에 있는 차라면 세차를 자주 해야 하고 옥내주차장의 차라도 최소 2주에 한 번은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때가 묵기 전에 말이다.
3. 세차할 때는 차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부드럽게!
남녀 간의 사랑만 애정과 부드러운 매너가 필요한 것만이 아니다. 세차도 똑같은 마음과 태도로 해야한다.
무슨 말인가.
첫째, 세차 시에 물을 뿜는 세차 건의 수압이 높은 관계로 인하여 차량 도장 면에 미세한 스크래치가 생기기 쉽다. 그러므로 세찬 건을 사용할 시에는 노즐 끝부분이 차의 도장 면에서 50cm 이상 이격을 시킨 상태로 물을 살포해야 한다.
둘째, 세차용 샴푸 등으로 차 도장 면을 닦을 때는 융 등과 같은 천의 표면이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야 한다. 거친 천으로 닦으면 역시 도장 면에 스크래치가 발생한다. 그리고 닦을 때는 여러 번 반복하는 방법으로 닦아야지 한 번에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힘을 힘껏 가하여 닦게 되면 역시 스크래치가 생기고 이러한 미세한 스크래치는 전체적으로 소위 광빨을 저해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옴폭 패인 스크래치 부분에는 미세한 오염물질들이 흡착되어 도장 면의 빛이 점점 사그라져서 차량이 점점 뿌옇게 변해 가는 것이다.
셋째, 샴푸 세척을 마친 후 묻어 있는 물기를 제거할 때는 보통 마른걸레로 닦아내는데 이 역시 스크래치를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먼저, 유리창이나 욕조의 타일에 물기를 닦아낼 때 사용하는 T자 모양의 ‘스퀴지(squeegee)’를 사용하여 물기를 제거하고 남아있는 물기는 젖은 걸레로 살살 닦아내야 한다. 만약 스퀴지가 없으면 걸레를 물에 적신 다음에 걸레를 손으로 짜서 물기를 제거한 후에 차의 물기를 닦아낸다. 마른걸레에 의한 스크래치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하면 일단 차 도장 면이 깨끗하게 된다. 간혹 묵은 때가 안 지워지고 남아있을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오염물질 세척제를 사용한다거나 극미세한 ‘마모제’를 사용하여 오염물질만 살살 제거한다.
이제 가장 중요한 작업을 남겨두고 있는데 사실은 이 작업이 차를 깨끗하게 그리고 소위 ‘광빨’나게 유지하는 핵심 사항이다. 다름 아닌 시중에서 차량용 ‘광택제’를 설명서 대로 잘 바르고 잘 닦아내는 일이다. 닦아 낼 때는 광택용 부드러운 천을 사용하여 원을 그리듯이 반복하여 닦아낸다. 그러면 최상의 도장 면을 유지할 수 있다. 광택제 바르기 작업을 마친 후에 손을 펴서 손톱 끝으로만 도장 면 위에 댄 상태에서 물건을 집듯이 손가락 전체를 동시에 오므리면서 도장 면의 상태를 느껴보라. 마치 빙판 위에서와 같은 반질반질한 미끄러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광택제의 기능은 도장 면의 색을 최상의 광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차에 묻은 오염물질을 쉽게 제거해주며 외부로부터의 스크래치를 최소화해준다. 이 광택제는 3주에 한 번 정도만 해주면 충분하다. 물론 여건이 허락된다면 유리막코팅이나 PPF시공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부지런하다면 광택제만으로도 유리막 코팅이나 PPF의 기능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차를 관리한다면 사람들이 주차 시에 새 차인 줄 알고 내 차에 신경을 쓰면서 조심해서 주차하고 문을 열 때도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에 그 흔한 문콕 스크래치 방지도 덤으로 생긴다.
내 차가 12년째 되던 해에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찻길을 저속으로 가고 있는데 길가 파킹존에 주차되어 있던 차가 나오기 위해 후진하다가 직진 중인 내 차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만 뒷 범퍼로 내 차의 왼쪽 휀더부분에 충돌했고 그 차의 운전자가 문을 열고 나오면서 하던 첫말이 “아이구, 새 차를 이리 박아서 정말 죄송합니다”였다.
한 가지 또 주의할 사항이 있다.
옥외에 주차할 때는 특히, 나무 밑에 주차하면 새의 변이 차에 안착(?)해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상태로 하루만 지나도 변이 딱딱하게 굳은 상태가 되어 마치 접착제로 붙인 것처럼 되어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런 상태를 발견하게 되는 때는 세차를 하기 위해서 차에 접근한 때가 아니고 보통은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가기 위해 나와서 알게 되는 경우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차에 있는 휴지 같은 것으로 굳은 변을 빡빡 문질러 제거한다. 그런데 알다시피 새는 각종 야생 씨앗 등의 날 것을 통째로 섭취하기 때문에 소화의 과정 중의 하나로 섭취물을 분쇄하기 위해 모래를 같이 섭취하게 되어 자연히 변에도 모래가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있다. 그러니 이런 변을 제거하겠다고 빡빡 문지르면 변 속의 모래들이 마모제 역할을 하여 차의 도장 면에 엄청난 스크래치를 발생시킨다.
이런 경우에는 만약에 물이 있다면 변 위에 물을 충분히 부어서 딱딱한 변이 물러지기를 기다렸다가 천이나 휴지 등으로 살살 걷어내는 식으로 제거해야 한다. 만약에 기다릴 시간이 없는 경우라면 물만 부어 놓고 제거는 나중에 하든지 시간상 그도 여의롭지 않다면 차라리 그대로 놔두었다가 세차 시에 제거해야 한다.
애정을 가지고 부지런히 닦고 조이고 기름을 칠하면 차는 여러분에게 만족한 이용을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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